페이지

● 글목록 ●

부산 대표 맛집 선수들 - 1탄 해운대 편

부산.

대한민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동남 아시아 중심점이 될 항구도시. 그리고 매년 20만 명이 몰려드는 전 세계 유래없는 관객의 지지 위에 피어난 부산 국제 영화제가 열리는 곳이다.

영화제 보러 갔다고 영화만 보고 올 수 있나? 식후경인 것은 금강산만이 아닌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좋나? 다른 지역에 비해 부산의 맛집 하면 딱히 떠오르는 음식이 없어버리니. 심지어 어떤 사람은 부산엔 맛있는 음식이 없다고 단정지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없어서 몰랐던 게 아니라 몰라서 없었던 거다.  부산 출신 독자들의 대대적인 제보를 토대로 엄선한 부산의 대표적인 맛집들을 직접 취재하기 위해 큰 맘 먹고 명랑여행 선두주자 노매드의 맛집 커뮤니티 때깔단이 출동했다. 현지 원주민 기자도 가세했다. ( 그런데 아직도 그 유명한 네티즌 맛 검증 모임인 때깔단을 모르시나? 기사 끝에 살짝 링크를 걸어놨으니 같이 놀 사람 어여 붙으시라.)

부산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대표적인 맛집 선수들, 드디어 공개한다.

대망의 부산 맛집 총정리 1탄, 해운대의 대표선수들이다.


해운대 맛집 분포도 | 상세지도는 아래 나온다.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



모호 review

첫 집부터 '소문난' 곳이란다.  62년부터 장사를 시작해 2대 째 부산 최고의 소고기 맛을 자랑한다는 이곳,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산을 방문할 때마다 반드시 들렀다나.

역시나 입구에 다다르니 그 오래되고 깊은 내공이 물씬 풍겨온다.

단층 한옥의 고풍스러움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고급스럽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보여주는 식당 구석구석.  이후 많은 음식점에서도 발견하는 사실이지만, 실내외 장식하며 성냥갑 하나까지 신경쓴 흔적을 보자면 부산 사람들이 서울보다 훨씬 미적인 감각이 앞서는 모양이다.

미적 감각은 칼집을 내 말아 나온 암소갈비에서도, 생전 처음 보는 불판 모양과 재질, 그 두께에까지 살아있다.  적당히 익은 고기를 잘라 올려놓으니 상당히 급경사를 이루며 솟은 불판 가운데에서도 떨어지지 않고 잘도 붙어있다. 그렇다고 찰싹 달라붙어 아까운 살점을 떼 먹히는 것도 아니다.  거참 신통한 불판일세.

그렇다면 음식은 얼마나 아름다운 맛을 보여 주려나.

보기에 좋은 것이 먹기도 좋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다. 베어무는 이에 저항감이 거의 없도록 부드럽게 씹히면서도 육질의 결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씹기를 몇 차례 반복하면 스르르 녹아 넘어간다.

고급 음식점을 취재할 때마다 혼자 중얼거리는 말이 있다.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니까.'
두 대가 나오는 생갈비 1인분에 3만 원이면 상당한 가격이다.  게다가 달랑 1인분만으로는 틀림없이 아쉬울터이니 둘이서 3인분은 먹어줘야 한다. 9만 원이다.


하긴, 고기 맛은 고기 질에 달려있으니 요즘 세상에 좋은 고기 구경하기가 어디 쉽나.  내 주머니 기준으로야 비싸지만 직접 입에 넣어본 다음에는 절대 비싸다 투덜거릴 수 없는 맛을 보여준다.

때깔단 知眞我 review

역시 고기가 최고다. 더군다나 이렇게 맛난 고기를 먹을 때면 소를 처음 사육할 생각을 한 그 누군가에게 막 감사하고 싶어진다.

흔히들 맛난 고기를 먹으면 입에서 녹는다고들 한다. 고기 좀 잡숴보신 분들은 그 표현이 과장된 것이 아니라는 걸 아실거다. 살과 기름이 적당히 섞인 고기가 진짜로 입에서 녹는다. 몇 번 씹다보면 어느 새 허락도 안 했는데 목줄기를 타고 뱃속으로 투하된다. 아깝게시리. 껌처럼 한참 씹어 단물을 족족 빨고 싶은데 말이다. 이 집 고기, 매우 좋다.



이 집의 또 하나 특이한 점. 고기를 다 먹고 난 후 나오는 식사들이다. 감자국수 사리는 말 그대로 감자 전분으로 뽑은 국수에 갈비 잰 양념과 육수를 섞어 불판 가장자리에 부어 끓여먹는다.

독특한 맛이다. 적당히 달달한 것이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나 무 채나물과 함께 먹으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가 된다.


남 다른 식사 메뉴를 개발하려고 한 노력이랄 수도 있겠지만 단원 생각엔 화력 센 숯불을 견디려면 밀가루 국수보다는 감자사리가 더 적당할 듯 싶어 개발한 것이 아닐까 한다.

공기밥 시키면 나오는 된장찌개는 원래 1인 분씩 작은 뚝배기에 나온다는데, 단골이나 한 번 먹어보신 분들이 원하면 이렇게 생갈비의 뼈와 달라붙은 고기를 가져다 커다란 뚝배기에 넣어 끓인 것이 나온다.


처음엔 아껴서 두고 두고 뜯어먹으려던 뼈 부위를 냅다 가져가길래 속으로 욕 많이 했다. '비싼 집은 뼈도 안 먹냐? 그게 젤 맛난 건데...' 알고 보니 저렇게 해서 주려는 건 줄도 모르고.
갈비뼈가 여섯 대나 들어간 된장찌개 맛, 상상해 보시라.

오직 하나 아쉬운 점이라면 모든 것을 감수하고라도 먹고픈 맘을 통장 잔고가 방해하는 정도랄까. 하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고 또 '하루 한 끼만 먹더라도 꼭 맛있는 것을 먹을테야!' 하는 분들은 꼭 저 된장찌개를 드셔보길 권한다.

해운대 '소문난' 암소갈비 051-746-0003

위치 : 해운대 주도로 메리어트 호텔에서 신도시 고가도로가 시작되는 지점 좌측 블럭에 보인다.

메뉴 : 생갈비 1인분 3만원, 양념갈비 26,000원, 불고기 24,000원 | 감자사리, 공기밥(된장찌개) 1천원 | 와인 4 ~5만원 대



금수복국





때깔단 知眞我 review

부산을 대표하는 음식이 뭘까, 생각하면 얼른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만 알고 보니 상당하다. 

그 중에 하나가 복국이다.


물론 복을 다루는 음식은 전국 각지에 있지만 보통은 복을 넣어 끓인 것을 '탕'이라 하지 '국'이라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국 종류에 있어서는 부산도 그 어느 지방 뒤지지 않는다.

부산엔 도대체 몇이나 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수 많은 이름난 복국집이 산재한다.  그 중에서도 제일 처음 뚝배기에 복국을 담아 내오기 시작했다는 '뚝배기 복국'의 원조, 금수복국.

해운대 본점이다. 위치 변동이 다소 있었지만 40년 가까이 한 자리를 지켜왔다.  온천점, 동래점, 유성점, 압구정점 네 곳의 지점을 직영하고 있다.


은복,밀복,활복으로 구분되는 복국. 재료는 미나리와 버섯, 콩나물, 무 그리고 복뿐이다. 마늘이나 기타 양념은 넣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토록 깊은 국물 맛, 신비롭기 그지없다.

해장엔 복국 복국, 하길래 어떤 맛인지 궁금해서 서울서 몇 번 사 먹어 봤더랬다. 이건 뭐, 돈만 아깝고.  그런데 서울서 맛 보았던 것으로는 전혀 연상이 되지 않는 맛이다. 조금 오바하자면 감동스러울 지경이다. 생선 국물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다시 말하지만 서울 복국으로는 이곳의 복국 맛을 전혀 연상해 낼 도리가 없다.

서울과 달리 복 살코기나 야채 따위를 고추냉이 푼 간장에 찍지 않고 특별한 배합법으로 만들어낸 묽은 초고추장에 찍어먹길 권한다.

모든 음식이 그렇듯 비법의 시작은 재료의 신선도와 정성이다. 오직 복 한 가지만을 모든 메뉴 재료의 주체로 삼는 금수복국의 밑천 역시 그렇다는 것, 복국 한 그릇으로 미루어 알 수 있다.


건더기를 건져 먹고 국물에 밥을 말아 한 겨울에 담갔다는 신김치와 함께 먹으니 맛도 맛이지만 뭣보다 속이 뻥 뚫려버리는 느낌이다.

모호 review

복 자체가 워낙 비싼 생선인데 최고의 맛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상품을 써야 하니, 은복지리 한 그릇에 8천 원 받아서는 도무지 남는 것이 없단다. 그래서 이번에 조금 올린단다. 여러분이 부산 영화제에 갈 즈음엔 9천 원쯤으로 올라 있을 듯.


아쉽지만 어쩌겠냐. 뭐 영양센터 삼계탕도 벌써 만원이더라. 9천 원에 복국 한 그릇. 전혀 과한 가격 아이다.

금수복국의 2층은 주로 요리 손님을 받는 곳이다. 물론 1층에서 요리 시켜도 되고 2층에서 요리 먹다가 복국 시켜도 갖다 준다. 한 집이니까.  하지만 인테리어 좋다고 복국 한 그릇 달랑 먹을 거면서 2층 올려보내달라고 떼쓰지는 말자.

주머니 사정이 좀 넉넉해 금수복국의 각종 복 요리를 맛보실 분들을 위해 우리가 몇 가지 시식을 해보고 왔다. 오로지 복 하나로만 승부한 45년 여 세월의 전통답게 금수복국의 모든 요리는 복 한 가지만으로 메뉴가 이루어져 있다.

복튀김과 데쳐낸 복살코기를 주재료로 싱싱한 새우 오징어와 직접 개발한 오리엔탈 드레싱을 끼얹은 웰빙 복 샐러드.  샐러드는 재료의 신선함이 맛을 좌우하는 음식 아닌가. 드레싱은 야채의 신선함을 돋보이게 할 뿐, 저 잘났다고 나서지 않는다.

샐러드에도 들어간 복튀김.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바삭한 맛은 없지만 그 쫄쫄하고 고소하면서도 부드러운 복살 맛이 고스란히 살아난다.

들어는 봤나 복 직화구이. 날복의 겉을 센 불에서 스치듯 익힌 다음 회를 떠 낸 것이다.  왜 그렇게 요리하냐고?  맛을 보면 안다. 불이 닿았던 겉부위로부터 말랑말랑한 속살까지 쫄깃함의 256레벨 그라데이션을 맛볼 수 있다.

대망의 복 사시미다. 설명이 필요없는 맛이요, 그 비싸다는 복 사시미. 저 얇디 얇은 회 한 조각에 굳이 가격을 매기자면, '피스 당 3천 원' 꼴이다.  주머니가 많이 여유로워야 맛을 볼 수 있겠다만... 눈 요기라도 하시길.

여러분에게 요리 메뉴 하나 추천하련다. 복 불고기. 두툼 넓적한 질 그릇에 양념 재료와 부채꼴 모양으로 단장한 복 살코기가 나온다. 이 것을 그대로 불 위에 올려 불고기를 해 준다. 그냥 먹어도 맛있고, 밥에 비벼 먹으니 무슨 말을 더 할 겨를이 없더이다.

서비스로 직접 담근 모주 한 사발 얻어 먹고 왔다. 거참 맛 나더라.  세상은 넓고 맛있는 음식도 많다.  금수복국을 취재하는 내내 기자는 중얼거릴 수 밖에 없었다. '이래서 돈을 벌어야 한다니까.'

금수복국 051-742-3600

위치 : 해운대 주도로에서 신도시방향 고가도로로 향하다가 입간판을 발견하면 골목 안으로 들어가 약 10m / 1층은 24시간 영업.

메뉴 : 복국 | 은복 8,000 / 밀복 13,000 / 활복17,000 | 복불고기 5만원



윤가네 신토불이 보쌈



모호 review

그저 그런 건물 2층에 그것도 상당히 정신사나운 간판들 틈에 묻혀있는 보쌈집이라고 무시했다간... 누가 큰 코 다치게까지 하진 않겠지만, 막상 음식 맛을 보면 괜스레 미안한 생각이 들 법 하다.

일단 안으로 들어가면 의외로 넓은 공간에 실내에 툇마루 컨셉의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꾸며놓았다.

다녀간 유명인사들의 싸인이 마당에 해당하는 구역에 걸려있다. 이창동 감독의 사인이 보인다.

보쌈이 나오기 전부터 상이 푸짐하게 차려진다. 밑반찬부터 보쌈을 기다리는 동안 먹을 거리가 참 다양도 한데, 음식 하나 하나가 나름 제 몫에 충실한 맛을 보여준다.

다소 달콤한 양념으로 버무린 게장은 껍질이 상당히 얇아 그냥 통째로 꼭꼭 씹어먹어도 될 정도.

보쌈이 나왔다. 서울에서 흔히 맛보는 돼지고기 + 김치속 + 데친 배추의 구성이 아니다. 배추는 원래 안 나오냐고 물으니 모든 유기농 식자재를 공급하는 순창집에서 가져온 배추가 마침 떨어졌단다.  뭐 배추 한 가지 없어도 보쌈 맛을 느끼는 덴 전혀 지장 없다.


오징어 무침이며 겉절이, 김치속에 특이한 해파리 냉채까지, 보쌈의 구성요소 모두가 고르게 맛있다.  가장 중요한 돼지고기 역시 잡내 없이 고소하고 몽글몽글한 육질을 갖췄다.

가업을 물려받은 윤가네 보쌈의 3대 사장님은 상당히 젊은데, 그저 운영만 맡는 게 아니라 주방 홀 할 것없이 누비며 손님 상을 살피고, 보쌈에 들어갈 새 멤버를 개발하느라 '연구'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니.  단골 손님들은 항상 새로운 맛을 볼 수 있어서 좋겠다.

또 한 가지 특이한 메뉴 하나는 공기밥을 시키면 나오는 뼈다귀탕. 흔히 감자탕을 연상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것인데 감자는 없고, 국물 맛 역시 얼큰하고 진득한 감자탕 맛과는 다르다.  마치 콩과 깨를 진하게 갈아마셨을 때의 고소함을 느끼게 해 주면서도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다.


이 집의 모든 음식, 무한 리필 된단다.

원주민 김양 review

수육과 함께 나오는 여섯 가지 반찬들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이 조화롭다. 또한 김치 맛을 보면 그 집 음식 맛을 안다고 했던가. 고춧가루부터 배추까지 순창 시골집에서 직접 받아서 담근다는 아삭한 김치 맛이 일품이다.

호탕하고 유머 감각 넘치는 젊은 사장님이 손님들의 밑반찬들을 끊임없이 채워 주시니 음식 인정도 높은 편.  3대 째 보쌈을 만들고 있는 장인 가족이 음식 맛을 지키고 있는 이곳이라면 기분 좋은 서비스를 기대해도 좋겠다.

윤가네 신토불이 보쌈 051-731-1441

위치 : 리베라호텔과 세이브존 정문 오른쪽으로 약 20M, 건물 2층

메뉴 : 보쌈 + 돌솥밥 1인분 9,900원 | 신토불이 보쌈 2인분 1만9천원부터, 냉채 보쌈은 기본 보쌈 가격에서 2천원 추가




기장식당



때깔단 知眞我 review

가자미는 좀 서글픈 생선이다. 생긴 것은 광어와 비슷하게 생겼으면서도 횟감으로 가장 대중적이고 인기있는 광어에 비해 인지도가 훨씬 덜할 뿐 아니라 '좌 광어 우 가자미'... 아니 '선 광어 후 가자미'라는 차별 아닌 차별까지 받으며 헐값에 팔리기도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2월이 제철인 가자미는 넙치(광어)보다도 더 맛나다고 하니 그 맛이 매우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외관에서 느껴지듯이 화려하진 않지만 매우 정갈한 느낌의 실내. 밥 한 끼 배불리 먹은 후 신문 뒤적이며 커피 한 잔 느긋하게 홀짝거리고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아주머니들이 경상도 분들 답지 않게(?) 느긋하시다.

기본 찬이 매우 정갈하다. 특히나 된장에 박아 절인 후 필살비법 양념간장에 담갔다는 콩잎과 직접 물 좋은 산 오징어를 구해다 만드신다는 오징어 젓은 훌륭하다.

먼저 가자미 찌개가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한 마디로 뭐라 하기 힘든 맛이다. 기존에 먹어봤던 다른 생선 매운탕과는 상당히 다른 맛이다.
짜지도 맵지도 않은, 그렇다고 비리거나 생선 잡내가 나는 것도 아니다.  미나리와 무, 잘게 썬 파와 가자미가 들어갔을 뿐인데 상당히 시원하고 담백하면서 편안한 맛이다. 찌개라기보다는 국에 가까운 시원하고 깔끔한 맛.


이상하다 싶어 들춰보니 단 호박이 한 조각 보인다. 하지만 단호박이 국물을 시원하게 해 준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양념은 고춧가루와 잘게 간 고추가 기본인 듯 한데, 혹시 이것이 비법일까?

두세 토막 들어 있는 가자미는 상당히 담백하고 통통하다. 기름이 좀 덜 오른 듯한 느낌도 들지만 오히려 깔끔한 맛을 낼 수 있으니 그게 나을 수도 있겠다.  양 또한 제법 많은 편이라 밥과 함께 두어 토막 먹다 보면 금새 배가 찰 듯.


무엇보다 상당한 해장효과가 기대된다.

사장님 얘기로는 이 집 대표메뉴는 가자미찜이란다.


당연하겠지만 찌개와는 다르게 맛이 진하다.


처음 나오는 양은 가격대비 박해 보이는데, 좀 뒤적여 보면 양념 밑에 숨어있던 큼직한 생선토막들이 꽤 나온다. 그것도 가장 살이 통통한 몸통 중간으로 얼추 양을 모아보니 세 마리 남짓.
서너 명이 술 안주로 먹다 공기밥을 추가해 밥을 비벼먹으면 간단한 식사와 술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

원주민 김양 review

가자미 요리만 8년 째 운영하고 있는 집이다. 생각보다 규모도 작고 유명세에 걸맞지 않게 외관도 수수해 찾는데 약간 애 먹었다.

수심이 깊고 소용돌이가 심한 기장 앞바다에서 잡아 오는 가자미는 '눈 녹듯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절로 나올 정도로 연하고 부드럽다.  매콤달달한 가자미 조림은 밥 한 공기가 모자랄 정도.

가자미 찌게는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이었는데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다소 싱겁게 느낄 수도 있겠다.

기장식당 051-743-4944


위치 : 해운대 구청 맞은 편

메뉴 : 가자미 찌게 7천원, 가자미 조림 2만원





선창 횟집



때깔단 知眞我 review

부산 가기 전, 주변 부산 출신 지인들이 한 결 같이 하는 말이 자갈치 시장이나 해운대 쪽에선 회를 먹지 말라는 말 뿐이었다.
아니, 부산에 가서 회를 먹지 말라니... 그럼 당신들은 어디에서 회를 먹냐고 물어보니 다들 낚시로 잡거나 어시장에서 직접 사서 먹는단다.


그러니 영화제에 가는 분들, 회 생각이 나면 낚시로 직접 잡아 드셔야겠다.

...고 끝내려다가 영화 챙겨보고 여기 저기 구경다니기도 바쁜 여러분들을 위해 직접 낚시나 어시장 가는 수고를 덜어 줄 집을 하나 찾아냈다.


기존의 횟집과 다른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곳, 해운대 해변 끝자락에 위치한 선창횟집이다.

다른 해변가 횟집같지 않게 깔끔하고 조용하다. 좌석에 앉으면 창 너머로 바닷가가 바로 보인다.

  
가짓수가 좀 적지 않나 싶은 밑상이지만 메추리알이나  포장미역 불린 걸로 만든 무침 따위로 자리만 차지하느니 훨씬 실속 있다.


자연산 우럭구이와 생선살 튀김, 멸치젓을 첨가해 고춧가루를 적게 넣고 담은 묵은지 등 음식 하나 하나에서 정갈한 손 맛이 느껴진다.

20년 넘게 한 자리에서 영업을 하면서 재료구입은 아저씨가, 전체 메뉴 구성과 밑반찬은 아주머니가 담당하고 있다는데 특히나 신선한 재료의 구입에 큰 신경을 쓰고 있는 듯 했다.


당연히 신선한 생선이어야 하겠고, 최대한 큰 것이어야 선창횟집에 선택될 자격이 있단다. 회에서 겹겹이 쌓인 세월의 손 맛이 느껴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간장과 와사비도 여느 횟집과 다른 특별한 것을 쓰신다고. 확실히 먹어보니 맛이 다르다. 간장은 진하면서도 짜지 않고, 살짝 달콤하기까지 하다. 생와사비 역시 맛과 향이 진하고 상쾌하다.

모든 음식이 다 손 맛이 느껴지지만 이 집의 별미는 뭐니뭐니 해도 회를 다 먹으면 나오는 뼈찜이다. 생선을 회 뜬 후 남은 뼈에 붙어 있는 살이 아까워 시작한 메뉴라는데, '비법 양념'으로 쪄낸 매콤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여느 횟집처럼 회를 다 먹고 나면 뼈 찜과 함께 매운탕과 튀김, 누룽지가 제공된다. 아쉽게도 튀김은 그저 그런 수준이지만 매운탕이 얼큰 시원하다. 누룽지가 나오지만 별도로 공기밥을 추가하시길 권한다. 이 집의 숨은 별미인 절인 깻잎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집에서 회를 즐기는 특별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바로 절인 깻잎과 묵은지에 싸 먹는 것이다.
생선 맛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아 싫어하시는 분만 아니라면 꼭 시도해 보시길 권한다.

특히나 깻잎은 담아놓는 족족 품절이 되는지라 경우에 따라선 구경도 힘들 뿐 아니라 회만 먹는 경우엔 절대 제공이 안된다고 한다.

이 집의 미덕은 정성이다. 자리에 앉아 젓가락을 든 순간부터 마지막 요리를 마친 후까지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 횟집이다.

원주민 김양 review

선창 횟집의 강점은 모든 밑반찬을 땅콩, 메추리 알이 아닌 홍합탕, 새우 튀김 등의 해산물 류로 준비해 차별화를 두었다는 것이다. 푸짐한 돔 회를 한 점 집어 사장님이 직접 공수해 온다는 생와사비에 찍어 먹으니 절로 소주 생각이 난다.


또한 이 곳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요리, 생선살 완자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비린 맛은 전혀 나지 않고 생선 특유의 담백함이 녹아있다.


세련된 분위기에 단골이 대부분이라는 이 집은 소주 한 잔 나누며 담소를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선창횟집 051-747-7470 

위치 : 해운대 해변 왼쪽 끝 한국 콘도 옆 선착장 앞

메뉴 : 광어회 6만원 / 돔회 8만원 / 우럭매운탕 3만원 / 공기밥 2천원(탕 주문시 1천원)


이상 부산의 대표 맛집들을 모두 소개...한 것이 아니다!  이제 전반전이 끝났을 뿐이다.

'마이 묵었으니' 잠시 숨 돌리고, 해운대 산책이라도 하면서 이렇게 많은 부산 맛집들을 추천해주신 노매드 커뮤니티 [한량]과 [때깔단] 여러분들께 감사의 묵념이라도 드리고 와서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