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함께
ㅡ 여행을 떠난다는 건 그 이름만으로도
들뜨고 흥분되는 일이다.
산을가도 좋고 바다를 가도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아닐까...
==========================
뉘엿뉘엿지는 석양을 뒤로하고
데피아즈단의 무법자들을 하나하나 무찌르면서
드디어 우리는 죽음의폐광 입구인 '데피아즈단 소굴' 입구 ㅡ
작은 오두막 앞에 섰다.
"음..... 준비 됐죠?"
"네. +_+)/"
...천진난만도 하셔라.. -_-
사실 랩15사제와, 인던을 돈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애드를 겪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광활한 범위의 어그로를 견뎌내고
과연 힐도없는내가, 부활도 없는 내가
무사히 벤퀘를 완료할 수 있을지....ㅠㅠ
"지금 부터 저희가 가는 곳은 인던이라는 곳이에요"
".......인던? ;ㅂ;)a "
"인스턴트 던전이라는 뜻인데....."
음... 설명을 간단하면서도
한방에 할 수 있는 방법이 뭐 없을까.
"한마디로, 나쁜놈들 소굴이죠!!!
"와......."
오오. 괜찮은 표현인데? -_-
"보스대빵들하고 졸개들하고 수백명도 넘어요!! -_-)/ "
"와......."
진작 이렇게 설명해 줄 껄.
"글구, 몬스터들 중에는 '정예'라고 있는데, 클릭하면 동그라미에 용이 그려져있거든요?"
"우와!! 용이요!!"
"그 용이 그려진 애들, 걔네들은 랩이 사기에요. 보이면 무조건 튀세요. -_-"
"끄덕 끄덕. (__)"
이렇게 사전 교육을 단단히(?) 시켜놓고
우리는 드디어 쓰러져가는 오두막으로 진입했다.
"와.... 으시시하다. 'ㅁ')/ "
"........"
이봐.. 으시시한 표정이 아니잖아. -_-
하지만 얼굴에 검둥을 잔뜩묻힌 광부들이
땅파다말고 곡괭이를 들고 뛰어오자 표정이 일그러진다.
"악악!! 저리갓!! ;ㅁ;"
"..........-_-;"
가랜다고 가면 쟤들이 몹이냐. ;;;
타겟을 지정하고 '고통의저주'를 하나하나 걸어준다.
둘이됐든, 열이됐든 상관없다.
빗나가는 놈 없이 모두 걸어줘야 어그로를 내가 뺏는다.
손이 바쁘다.
오른쪽손은 방향키를 눌러가며
왼손으로는 탭키와 고통단축키를 정신없이 누른다.
행여 저주가 안걸린놈이 있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멀리서 어그로먹고 사제에게 덤빈다면.. 두어대 만에 누울지도 모른다.
"후....."
"와!! 진짜 대단하세요!!! ;ㅂ;"
"흑마에게 이정도는 껌이죠. 훗."
"만세!!! 은빛님 만세!!!"
"훗..... s( -_-)r" <=== 거만한포즈
===============
벌써 이안에서만 15분째이다.
탄광을 두어바퀴는 돈것같은데
인던입구를 아직도 못찾았다.;;;
사방팔방 돌아다니다 보니
심지어 첨에 잡았던 놈들이 리젠까지 되고 있다. -_-
"저기효... 얘네들 말고는 안나와요? 'ㅅ')a"
"......."
사람 민망하게시리. ㅠㅠ
"더 쎈놈이 나올꺼에요. 나쁜놈 본부로 들어가면요.;;"
"근데효... 아직 멀었어요? 한참 우리 굴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
어라. 이거 대사가 이상하잖아. -_-?
같은자리 빙빙 도는거 모르고 있나?
일단 대답부터 해주자.
"아.... 거의 다 왔어요. 한참 왔잖아요.ㅎ"
"그렇구나. >ㅂ<"
오오... 모른다. 정말 모른다. ;ㅂ;
아까부터 한자리 뱅뱅도는거 전혀 모르고 있다.
가만보니.... 이파티....
길치 한명에 방향치 한명이다. -_-
(최소한 난 미니맵은 볼 줄 아니까, 분명 길치는 아니다.)
.
.
.
.
그렇게 헤매기를 또 5분여...
드뎌 저 멀리.... 인던입구를 나타내는 소용돌이가 보인다.
크흑... 입구야! 입구야!!
아름답고 귀여운 소용돌이 입구야!!
내가 와우를 시작한 이래로
네가 이렇게 이쁘게 보이기는 처음이구나!!
진짜진짜 반갑다아!! ;ㅁ;)/
"저기.... 얇은 투명막같은곳에 소용돌이가 치죠?"
"네....."
"거기가 진짜 나쁜놈들 소굴이에요"
음..... 내가 첨에 인던갈때 기분이 어땠더라?
그때 내가 느꼈던 기분을 지금 이 사제도 느끼고 있으려나?
"자, 가죠!!!"
"넵!"
우린 힘차게 하얀 소용돌이 포말속으로 뛰어들었다.
================
"엥...... 밖이랑 똑같잖아요. -_-"
"아 눼.. -_-;;"
들어오자마자 별천지가 펼쳐져있을꺼라고 생각하는 이 친구를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나.
"여긴 입구잖아요. 이제부터 점점 희안한 놈들이 나올꺼에요."
"헉... 진짜효? ;ㅁ;"
"네. 바싹 긴장 하세요."
나는 영혼의보석을 만들어서 사제에게 윤회를 걸어주었다.
".....응?"
"그건 윤회라는 건데.... 한번죽어도 다시 부활할 수있어요."
"와.... 그럼 불사신이네요?"
아니... 꼭 그런건 아닌데. -_-;;
"어쨋거나... 제가 오라고 하기 전까지는 절대 오시면 안되요!!"
"네!! 'ㅁ')/"
.
.
.
사설이 길었다.
이제는 청소할 시간.
사방팔방으로 펼쳐져있는 몹들사이로
마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듯
나의 흑마는 앞으로 뛰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나의 손끝에 검은 마법의 빛이 퍼질때마다
적들의 몸에는 저주가 하나씩 맺혔다.
공격적으로 풀어놓은 임프는
간만의 자유를 만끽하듯이
사방팔방으로 초뎀을 자랑하며 불화살을 날린다.
수많은 광부들과 감독관들이 덤벼들지만
그들은 내 단검이 스치기가 무섭게
바닥에 누워버리곤 했다.
'미안... 하지만 너희들에게 감정은 없어.'
===============
"우와... 진짜 최고네요.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ㅂ;"
온통 루팅이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번쩍거리는 빛들 속에서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나는 대답했다.
"전 흑마니까요."
...
.....
..........
................
......................워, 갑자기 분위기 조낸 썰렁해졌다. -_-;;;;;;;
"자, 가요! 아직 갈길이 멀어요."
썰렁해진 분위기를 전환도 할겸, 길을 재촉했다.
이제 슬슬 중간네임드가 나올때가 됐는데..
어디쯤이더라...
=========
"우어어~~~ 벤 클리프가 너희들을 잡아오랬어!!"
저 참신성 없는 대사....-_-;;
어쩌다 들을때면 진짜 썰렁의 진수를 보여주는듯하다.
"꺄악!!! 비만도깨비다!!! ;ㅁ;ㅁ;ㅁ;ㅁ;ㅁ;ㅁ;"
....비... 비만.....-_-;;
저거보고 놀라는 사람도 있구나.
제물을 시전하던 내 흑마가 순간 휘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너도 놀랬구나. 내 이해한다;;
잠깐 채팅창에 정신이 팔린 순간
라조르크 양옆에 있던 졸개둘이서 사제에게 돌격을 한다.
순식간에 피가단다.
랩 15의 사제가 눕는건 순식간이다.
이럴땐 머리보다 손이 빨리 움직여야한다.
사제를 둘러싸고 있는 녀석들에게
각각 어둠의연소와 죽음의고리를 날렸다.
그리고 바로 뒤돌아서서
라조르크에게 ctrl+1을 눌러 임프를 붙였다.
....생각해보니 솬수 붙이는건 안뒤돌아도 되는데. -_-;
어쨋거나 다른 몹들이 다 내게 붙었길래
화염석끼고 칼질로 맞짱뗘서 다 눕혀버린후에
나의 임프와 용감하게 1:1로 맞짱뜨고 있던
비만도깨비(?)에게
제물과 연이은 점화 콤보를 날렸다.
잠시후...
벤클리프의 명령을 지키지도 못한채
라조르크는 바닥에 누웠고
나는 잠시 묵념을 했다.
고생많았다.
아무리 임프라고는 하나
랩 60짜리 소환수 상대하기가 어디 쉬웠겠니.
아. 그리고 비만도깨비라고 부른건 정말 미안했다.
내세엔 부디 날씬하게 태어나렴.
"휴..... 시집도 못가보고 죽는줄 알아따..ㅠㅠ"
"많이 놀랬나봐요. ㅎㅎ"
응? 가만,
지금 뭐가 지나???는데? -_-)a
"지금 뭐라고 했어요??"
"죽는줄 알아따고요. ;ㅅ;"
"아니아니 그 전에. -_-"
"....시집...?"
오ㅡ 마이 갓 -_-;;
"영원님.. 여자분이셨어요?"
"네... ;ㅂ;)a"
사실 그랬다.
말투나 행동, 이런저런 걸 보면 분명히 여자같긴 했는데
보통의 여자는 이런 게임을 접하게 되는 것이
누구의 소개로 하기 때문에
아는사람들이 항상 돌봐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사제는 아는 사람도
섭에 통틀어 하나도 없을뿐더러
온라인겜조차 처음이 아니던가.
'여자 혼자서 엘윈 숲 구석에서 코볼트한테 맞고있을리가 없지 -_-'
나의 마음한구석에 뜨는
설마하는 의구심을
억지로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본인이 스스로 여자라고 하니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크흠.... 알고있었어.
알고 있었단 말야!! ;ㅁ;
"......그럼 나이는 어떻게 되요? -_-)a"
진짜 아무런 흑심없이 물어본거다.
단지 궁금해서 물어본거다. 진짜다.
"23살인데요.;;"
나이스 -_-
................이게 아니잖아!!!
상대방은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핏덩이라구!! ;ㅁ;
"음음..... 여자였구나..;;;;"
"왜요?? 은빛님은 여자 아니에요?"
나의 많은 나이를 한탄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을때,
이건 또 무슨 열흘삶은 호박에 이도 안들어가는 소리람...-ㅛ-;; ?
"저 남잔데요.;;"
"헉.... 근데 왜 여자모습을 하고 있나요?"
"....-_-"
이봐요, 영원씨.
얼라여캐를 하지만 나는 오탁후는 아니에요.
ㅡ라고 말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남자니까 여캐를 하죠. 남자가 남캐하면 얼마나 짜증나겠어요!!"
" ;ㅂ;)a?"
"현실에서도 남잔데, 겜속에서도 남자를 하면 재미없겠죠?"
"..........;ㅂ;)a"
"원래 온라인겜은 남자는 여캐하고, 여자는 남캐하는게 일반적이에요. -_-"
".........;ㅂ;ㅂ;;;ㅂ;ㅂ;;ㅂ;"
뭐, 아니면 말고. s( -_-)r
"그... 그렇구나. 몰랐어요. ;ㅂ;"
.
.
.
브라보. -_-
"그럼.... 은빛님은 나이가 어케되세요?"
"음.;;;; 쫌 많아요"
"얼마나...?"
".....32....ㅠㅠ"
왠지 9살씩이나 차이나는 사람이 같이 겜을 한다는 게
사실 좀 챙피했다. -_-
"와..... 오빠네요? 'ㅁ' "
오빠는 무슨... 아저씨 뻘이지.;;
내가 군대있을때
아직 초딩이었을 꼬맹이에게 흑심을 품을 정도로
난 변태는 아니다. -_-
"크흠... 음..... 저기.....요,"
목에 쥐나겠다. -_-;
"아이참, 오빠. 편하게 말씀하세요. >ㅅ<"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데요, 뭘.ㅎ"
"그래도... 당장 말을 놓기는 조금...."
"어때효. 벌써 며칠째 같이 게임 하는데.ㅎㅎ"
오케바리. -_-
"응. 그래. 그럼 말 놓을께. -_-"
"네....(__ *)"
그동안 궁금했지만 차마 묻지는 못했던 것을 알게되니
왠지 시원하면서도 섭섭하다.
쯧... 짜식;;;
나이 몇살만 더 먹을 것이지....ㅠㅠ
"음... 영원아, 가자. -_-"
"네!! >ㅂ/"
아직 갈길은 멀었고
우리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을 뿐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ㅡ 여행을 떠난다는 건 그 이름만으로도
들뜨고 흥분되는 일이다.
산을가도 좋고 바다를 가도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디를' 가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아닐까...
==========================
뉘엿뉘엿지는 석양을 뒤로하고
데피아즈단의 무법자들을 하나하나 무찌르면서
드디어 우리는 죽음의폐광 입구인 '데피아즈단 소굴' 입구 ㅡ
작은 오두막 앞에 섰다.
"음..... 준비 됐죠?"
"네. +_+)/"
...천진난만도 하셔라.. -_-
사실 랩15사제와, 인던을 돈다는 것은
무수히 많은 애드를 겪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 광활한 범위의 어그로를 견뎌내고
과연 힐도없는내가, 부활도 없는 내가
무사히 벤퀘를 완료할 수 있을지....ㅠㅠ
"지금 부터 저희가 가는 곳은 인던이라는 곳이에요"
".......인던? ;ㅂ;)a "
"인스턴트 던전이라는 뜻인데....."
음... 설명을 간단하면서도
한방에 할 수 있는 방법이 뭐 없을까.
"한마디로, 나쁜놈들 소굴이죠!!!
"와......."
오오. 괜찮은 표현인데? -_-
"보스대빵들하고 졸개들하고 수백명도 넘어요!! -_-)/ "
"와......."
진작 이렇게 설명해 줄 껄.
"글구, 몬스터들 중에는 '정예'라고 있는데, 클릭하면 동그라미에 용이 그려져있거든요?"
"우와!! 용이요!!"
"그 용이 그려진 애들, 걔네들은 랩이 사기에요. 보이면 무조건 튀세요. -_-"
"끄덕 끄덕. (__)"
이렇게 사전 교육을 단단히(?) 시켜놓고
우리는 드디어 쓰러져가는 오두막으로 진입했다.
"와.... 으시시하다. 'ㅁ')/ "
"........"
이봐.. 으시시한 표정이 아니잖아. -_-
하지만 얼굴에 검둥을 잔뜩묻힌 광부들이
땅파다말고 곡괭이를 들고 뛰어오자 표정이 일그러진다.
"악악!! 저리갓!! ;ㅁ;"
"..........-_-;"
가랜다고 가면 쟤들이 몹이냐. ;;;
타겟을 지정하고 '고통의저주'를 하나하나 걸어준다.
둘이됐든, 열이됐든 상관없다.
빗나가는 놈 없이 모두 걸어줘야 어그로를 내가 뺏는다.
손이 바쁘다.
오른쪽손은 방향키를 눌러가며
왼손으로는 탭키와 고통단축키를 정신없이 누른다.
행여 저주가 안걸린놈이 있기라도 하면 곤란하다.
멀리서 어그로먹고 사제에게 덤빈다면.. 두어대 만에 누울지도 모른다.
"후....."
"와!! 진짜 대단하세요!!! ;ㅂ;"
"흑마에게 이정도는 껌이죠. 훗."
"만세!!! 은빛님 만세!!!"
"훗..... s( -_-)r" <=== 거만한포즈
===============
벌써 이안에서만 15분째이다.
탄광을 두어바퀴는 돈것같은데
인던입구를 아직도 못찾았다.;;;
사방팔방 돌아다니다 보니
심지어 첨에 잡았던 놈들이 리젠까지 되고 있다. -_-
"저기효... 얘네들 말고는 안나와요? 'ㅅ')a"
"......."
사람 민망하게시리. ㅠㅠ
"더 쎈놈이 나올꺼에요. 나쁜놈 본부로 들어가면요.;;"
"근데효... 아직 멀었어요? 한참 우리 굴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데...."
"...........?"
어라. 이거 대사가 이상하잖아. -_-?
같은자리 빙빙 도는거 모르고 있나?
일단 대답부터 해주자.
"아.... 거의 다 왔어요. 한참 왔잖아요.ㅎ"
"그렇구나. >ㅂ<"
오오... 모른다. 정말 모른다. ;ㅂ;
아까부터 한자리 뱅뱅도는거 전혀 모르고 있다.
가만보니.... 이파티....
길치 한명에 방향치 한명이다. -_-
(최소한 난 미니맵은 볼 줄 아니까, 분명 길치는 아니다.)
.
.
.
.
그렇게 헤매기를 또 5분여...
드뎌 저 멀리.... 인던입구를 나타내는 소용돌이가 보인다.
크흑... 입구야! 입구야!!
아름답고 귀여운 소용돌이 입구야!!
내가 와우를 시작한 이래로
네가 이렇게 이쁘게 보이기는 처음이구나!!
진짜진짜 반갑다아!! ;ㅁ;)/
"저기.... 얇은 투명막같은곳에 소용돌이가 치죠?"
"네....."
"거기가 진짜 나쁜놈들 소굴이에요"
음..... 내가 첨에 인던갈때 기분이 어땠더라?
그때 내가 느꼈던 기분을 지금 이 사제도 느끼고 있으려나?
"자, 가죠!!!"
"넵!"
우린 힘차게 하얀 소용돌이 포말속으로 뛰어들었다.
================
"엥...... 밖이랑 똑같잖아요. -_-"
"아 눼.. -_-;;"
들어오자마자 별천지가 펼쳐져있을꺼라고 생각하는 이 친구를
어떻게 이해시켜야 하나.
"여긴 입구잖아요. 이제부터 점점 희안한 놈들이 나올꺼에요."
"헉... 진짜효? ;ㅁ;"
"네. 바싹 긴장 하세요."
나는 영혼의보석을 만들어서 사제에게 윤회를 걸어주었다.
".....응?"
"그건 윤회라는 건데.... 한번죽어도 다시 부활할 수있어요."
"와.... 그럼 불사신이네요?"
아니... 꼭 그런건 아닌데. -_-;;
"어쨋거나... 제가 오라고 하기 전까지는 절대 오시면 안되요!!"
"네!! 'ㅁ')/"
.
.
.
사설이 길었다.
이제는 청소할 시간.
사방팔방으로 펼쳐져있는 몹들사이로
마치 경쾌한 음악에 맞춰 스텝을 밟듯
나의 흑마는 앞으로 뛰며 춤을 추기 시작했고
나의 손끝에 검은 마법의 빛이 퍼질때마다
적들의 몸에는 저주가 하나씩 맺혔다.
공격적으로 풀어놓은 임프는
간만의 자유를 만끽하듯이
사방팔방으로 초뎀을 자랑하며 불화살을 날린다.
수많은 광부들과 감독관들이 덤벼들지만
그들은 내 단검이 스치기가 무섭게
바닥에 누워버리곤 했다.
'미안... 하지만 너희들에게 감정은 없어.'
===============
"우와... 진짜 최고네요. 어떻게 이렇게 순식간에...;ㅂ;"
온통 루팅이 준비가 되었음을 알리는
번쩍거리는 빛들 속에서
살짝 미소를 지으며 나는 대답했다.
"전 흑마니까요."
...
.....
..........
................
......................워, 갑자기 분위기 조낸 썰렁해졌다. -_-;;;;;;;
"자, 가요! 아직 갈길이 멀어요."
썰렁해진 분위기를 전환도 할겸, 길을 재촉했다.
이제 슬슬 중간네임드가 나올때가 됐는데..
어디쯤이더라...
=========
"우어어~~~ 벤 클리프가 너희들을 잡아오랬어!!"
저 참신성 없는 대사....-_-;;
어쩌다 들을때면 진짜 썰렁의 진수를 보여주는듯하다.
"꺄악!!! 비만도깨비다!!! ;ㅁ;ㅁ;ㅁ;ㅁ;ㅁ;ㅁ;"
....비... 비만.....-_-;;
저거보고 놀라는 사람도 있구나.
제물을 시전하던 내 흑마가 순간 휘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너도 놀랬구나. 내 이해한다;;
잠깐 채팅창에 정신이 팔린 순간
라조르크 양옆에 있던 졸개둘이서 사제에게 돌격을 한다.
순식간에 피가단다.
랩 15의 사제가 눕는건 순식간이다.
이럴땐 머리보다 손이 빨리 움직여야한다.
사제를 둘러싸고 있는 녀석들에게
각각 어둠의연소와 죽음의고리를 날렸다.
그리고 바로 뒤돌아서서
라조르크에게 ctrl+1을 눌러 임프를 붙였다.
....생각해보니 솬수 붙이는건 안뒤돌아도 되는데. -_-;
어쨋거나 다른 몹들이 다 내게 붙었길래
화염석끼고 칼질로 맞짱뗘서 다 눕혀버린후에
나의 임프와 용감하게 1:1로 맞짱뜨고 있던
비만도깨비(?)에게
제물과 연이은 점화 콤보를 날렸다.
잠시후...
벤클리프의 명령을 지키지도 못한채
라조르크는 바닥에 누웠고
나는 잠시 묵념을 했다.
고생많았다.
아무리 임프라고는 하나
랩 60짜리 소환수 상대하기가 어디 쉬웠겠니.
아. 그리고 비만도깨비라고 부른건 정말 미안했다.
내세엔 부디 날씬하게 태어나렴.
"휴..... 시집도 못가보고 죽는줄 알아따..ㅠㅠ"
"많이 놀랬나봐요. ㅎㅎ"
응? 가만,
지금 뭐가 지나???는데? -_-)a
"지금 뭐라고 했어요??"
"죽는줄 알아따고요. ;ㅅ;"
"아니아니 그 전에. -_-"
"....시집...?"
오ㅡ 마이 갓 -_-;;
"영원님.. 여자분이셨어요?"
"네... ;ㅂ;)a"
사실 그랬다.
말투나 행동, 이런저런 걸 보면 분명히 여자같긴 했는데
보통의 여자는 이런 게임을 접하게 되는 것이
누구의 소개로 하기 때문에
아는사람들이 항상 돌봐주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사제는 아는 사람도
섭에 통틀어 하나도 없을뿐더러
온라인겜조차 처음이 아니던가.
'여자 혼자서 엘윈 숲 구석에서 코볼트한테 맞고있을리가 없지 -_-'
나의 마음한구석에 뜨는
설마하는 의구심을
억지로 접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렇게 본인이 스스로 여자라고 하니
약간은 당황스러웠다.
크흠.... 알고있었어.
알고 있었단 말야!! ;ㅁ;
"......그럼 나이는 어떻게 되요? -_-)a"
진짜 아무런 흑심없이 물어본거다.
단지 궁금해서 물어본거다. 진짜다.
"23살인데요.;;"
나이스 -_-
................이게 아니잖아!!!
상대방은 아직 머리에 피도 안마른 핏덩이라구!! ;ㅁ;
"음음..... 여자였구나..;;;;"
"왜요?? 은빛님은 여자 아니에요?"
나의 많은 나이를 한탄하며
잠시 생각에 잠겨있을때,
이건 또 무슨 열흘삶은 호박에 이도 안들어가는 소리람...-ㅛ-;; ?
"저 남잔데요.;;"
"헉.... 근데 왜 여자모습을 하고 있나요?"
"....-_-"
이봐요, 영원씨.
얼라여캐를 하지만 나는 오탁후는 아니에요.
ㅡ라고 말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으며 입을 열었다.
"아니, 남자니까 여캐를 하죠. 남자가 남캐하면 얼마나 짜증나겠어요!!"
" ;ㅂ;)a?"
"현실에서도 남잔데, 겜속에서도 남자를 하면 재미없겠죠?"
"..........;ㅂ;)a"
"원래 온라인겜은 남자는 여캐하고, 여자는 남캐하는게 일반적이에요. -_-"
".........;ㅂ;ㅂ;;;ㅂ;ㅂ;;ㅂ;"
뭐, 아니면 말고. s( -_-)r
"그... 그렇구나. 몰랐어요. ;ㅂ;"
.
.
.
브라보. -_-
"그럼.... 은빛님은 나이가 어케되세요?"
"음.;;;; 쫌 많아요"
"얼마나...?"
".....32....ㅠㅠ"
왠지 9살씩이나 차이나는 사람이 같이 겜을 한다는 게
사실 좀 챙피했다. -_-
"와..... 오빠네요? 'ㅁ' "
오빠는 무슨... 아저씨 뻘이지.;;
내가 군대있을때
아직 초딩이었을 꼬맹이에게 흑심을 품을 정도로
난 변태는 아니다. -_-
"크흠... 음..... 저기.....요,"
목에 쥐나겠다. -_-;
"아이참, 오빠. 편하게 말씀하세요. >ㅅ<"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나이차이도 많이 나는데요, 뭘.ㅎ"
"그래도... 당장 말을 놓기는 조금...."
"어때효. 벌써 며칠째 같이 게임 하는데.ㅎㅎ"
오케바리. -_-
"응. 그래. 그럼 말 놓을께. -_-"
"네....(__ *)"
그동안 궁금했지만 차마 묻지는 못했던 것을 알게되니
왠지 시원하면서도 섭섭하다.
쯧... 짜식;;;
나이 몇살만 더 먹을 것이지....ㅠㅠ
"음... 영원아, 가자. -_-"
"네!! >ㅂ/"
아직 갈길은 멀었고
우리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딛었을 뿐이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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